새정치민주연합이 ‘농이 섞인 자기조롱·자기비하·자기반성’쯤으로 해석되는 이른바 ‘셀프디스’를 캠페인처럼 전개한다.

23일부터 시작된 ‘셀프디스 캠페인’ 첫날 주자는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의원이었다.

이날 문 대표의 셀프디스는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이 달린 장문이었다.

글은 “인권변호사로 일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습니다.”로 시작된다.

여기에 “남의 이야기를 중간에 끊거나, 면전에서 안면을 바꾸고 언성을 높인다는 것은 제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30여년을 그렇게 살았다”는 글이 이어진다.

글에는 “당대표가 된 후 많은 분들이 저를 보면 답답해 하신다”라는 내용도 보인다. 문 대표 역시 답답한지 “평생 쌓인 신중한 성격이 하루 아침에 고쳐지기는 쉽지 않습니다”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약한 사람에게는 한없이 부드럽지만 강한 자의 횡포에는 더욱 강해지는 당대표의 카리스마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으로 글은 마무리 된다.

박 의원의 ‘셀프디스’도 톺아보자. 박 의원의 셀프디스 글 제목은 “호남, 호남해서 죄송합니다”이다.

“서러웠습니다. 호남이라 눈치보고, 호남이라 소외당했습니다”로 시작된 글은 “정치에 입문했고 전 호남, 호남을 입에 달고 살았다”며 “지금껏 차별 받고 소외 받은 호남을 저라도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이어진다.

그리고 그 글의 밑에 달린 그림에 자연히 눈이 간다. 한 청년이 “크흑”거리며 눈물을 바다처럼 흘리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 그림이다.

박 의원은 “이제 나라, 나라 하겠습니다. 국민, 국민 하겠습니다”라며 문 대표와 마찬가지로 자기 다짐으로 끝이 난다.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보이는 이들의 셀프디스는 ‘참이슬’ 작명으로 유명한 손혜원氏 작품이다.

손씨는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로 알려진 인물로, 참이슬 외에도 김치냉장고 ‘딤채’, 소주 ‘처음처럼’ 등도 그의 손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근래 손씨를 당 홍보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그리고 손 위원장이 내놓은 첫 작품이 바로 ‘셀프디스 캠페인’이다.

손 위원장은 이날 “우리가 거듭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할 것은 반성”이라며 “당이 꼭 무슨 일을 잘못했다기보다 국민이 섭섭해하고 모자라다고 느끼는게 있다면, 그걸 유머와 함께 담아 작업을 하면 좋겠다”며 캠페인의 목적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손 위원장은 “정치인은 늘 좋은 이미지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셀프디스 자체가 유머를 전해주고 해명의 기회도 된다”고도 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매주 2명씩, 100명의 의원들을 참여시켜 이 캠페인을 이어갈 방침이다. 캠페인 콘텐츠는 당 홈페이지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